2002년 6월 23일(일) 맑음

명훈이와 미현이가 닭죽을 좋아해 닭 백숙을 했다.
두녀석은 어제부터 국물에 찰밥을 말아 어찌나 잘도 먹어 대던지.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참 곤란하다.
다행히 우리집은 밭이 있어 거름삼아 채소옆에 묻어주면 된다.
그렇게 밭에 묻을 요량으로 대접을 하나 내어 닭껍질과 닭뼈를 골라담고, 명훈이가 먹던 베지밀 찌꺼기와 미현이가 먹다 남긴 분유통을 헹구어 담았다.
명훈이에게 주려고 국물에 말았던 밥도 팅팅 불어 다시 먹이기 곤란해 그것도 함께...
저녁에 밭에 묻었어야 하는데, 녀석들 재우려 같이 누웠다 그냥 잠이 드는 바람에 처리를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에구머니나!"
대접에 담겨있어야 할 뜸물이 온데간데 없고 작은 상위에 수저와 국물만 약간.
상황파악을 해 보니 명훈아빠가 밤사이 그것을 먹어버린 모양이다.
"에구, 어쩌면 좋지!"
그 꿀꿀이 죽을 맛있게 먹었을 모습을 생각하니 그저 웃음이 나올 밖에.
당분간 그 얘긴 하지 말아야 겠다.
아마도 먼훗날 웃으며 얘기할 날이 오겠지.
그래도 정말 궁금해. 도대체 무슨 맛으로 그것을 먹었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