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14일(일) 바람 심하게 불고 흐림

할머니, 할아버지는 계모임 여행을 가셨다.
그래서 오늘은 두 아이들과 함께다.
두녀석 모두 이제 나와 노는 것에도 제법 익숙해진듯하다.
바람이 불어 나갈 수도 없고 명훈인 하루종일 비디오만 보고 있다.
미현인 제 오빠 변기의자에 앉아 놀기를 즐기고, 하루종일 밥도 많이 먹고 분유도 많이 먹고 응가는 두번씩이나 해대고....
저녁무렵, 명훈이 눈에 졸음이 가득하다.
"조금만 자고 일어나자!"란 녀석의 말에 "그래그래!"하며 재우고 나니, 미현인 안자겠다고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두어시간... 8시쯤 되어 강제로 재워보려 안방으로 들어왔다.
"미현아, 이제 우리도 자자!"하며 안방문을 닫았다.
미현인 방문에 달라붙어 고래고래 울어댄다.
더 놀고 싶은 모양이다.
중얼중얼 고래고래, 자기 나름대로의 언어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고래고래 울며 소리친다.
어제저녁도 저러다 말고 잠들었으니 오늘도 조금 그러다 눕겠지.
그런데 오늘은 정말 아닌 모양이다.
한참을 고래고래 울더니 눈물범벅 땀범벅이 된 채로 내 배위로 올라와 아부를 한다.
결국엔 내가 지고 말았다.
안방문을 열고 거실에 불을 켜주니 저렇게도 좋을까?
온 거실을 휘젓고 돌아다니며 흥얼흥얼 노래까지 불러댄다.
그렇게 두시간가량 더 놀았을까? 이제 졸려보인다.
"미현아, 우리 자러 갈까?"하고 손을 내미니 좋다고 헤헤거리며 내 손을 잡는다.
안방으로 들어가 행복한 얼굴로 오빠옆에 벌러덩.
분유한통 먹고 쿨쿨쿨!
에고. 저렇게 더 놀고 싶어하는걸 강제로 자라고 했으니....
미현아, 미안해!
이제 실컷 놀았으니 예쁜꿈꾸고 잘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