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훈&미현 육아일기(2002년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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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11일(목) 맑음
명훈이가 얼마전부터 어지러운 방정리를 즐겨하기 시작했다.
내기억으론 아마도 "꼬마생쥐메이지"에 나오는 코끼리 "코롱이"가 메이지와 같이 놀려고 메이지의 장난감을 정리해주는 것을 인상깊게 본 뒤로부터 인 듯 싶다.
방바닥에 작은 종이 한 조각 떨어져있지 않을만큼 말끔하게 치우고는 걸레질까지 해댄다.
외할머닌 명훈이가 그렇게 도와주니 일이 한결 수월하다고 하신다.
문제는 미현이다.
미현이는 아직, 정리한다는 개념이 당연히 전혀 없다.
그래서 명훈이가 말끔하게 정리해 놓은 책꽂이 앞으로 가서는 눈치를 살피고 팔을 뻗어 왕창 끌어내린다.
물론 명훈이녀석이 가만히 있을리 없지만...
애써 정리해놓은 책들이 우르르 떨어지자 인상을 찌푸리고 짜증을 내며 미현이를 밀쳐낸다.
미현인 또 자기나름대로 밀리지 않으려고 바둥바둥 애를 쓰며 오빠한테 맞서고 있다.
결국엔 명훈이 녀석이 울음을 터트리며 내게 지원을 요청한다.
미현이를 끌어안고 흩어진 것을 정리해주며 "명훈아, 네가 오빠니까 동생도 책 보게 해 주어야 하는 거야!"라고 했지만 심술이 날대로 난 탓에 "싫어!"하며 휭~!
"난 엄마를 용서하지 않을거야!"
열심히 정리를 한 자기편 안들고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동생편 들었다고 삐친 모양이다.
녀석, 정말 웃긴다니까.
골이 잔뜩난 녀석의 팔을 잡아당겨 끌어안으며 "명훈아, 엄마가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사랑해!"하며 두 볼에 뽀뽀세례를 퍼붓자 "히~!"하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한다는 소리가 "알았어. 내가 한번만 용서해줄께!"란다.
녀석의 말재롱에 오늘도 가족들은 또한번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