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3일(수) 맑음

명훈이가 깔끔을 떤다.
요며칠 목욕타령을 하더니 집에서 씼기는 것은 별로 시원하지가 않은 모양이다.
어제 저녁, 집으로 오늘 길에서도 "엄마, 나~안 몸에 벌레가 많은가봐! 그래서 목욕을 해야 겠는걸!"이란다.
8시가 넘었길래 너무 늦은 것 같아 제아빠랑 눈짓을 하며 목욕탕 문 닫았다고 하는데도 아니라고 우겨댄다.

마침 집근처에 사우나가 새로 생겨 오늘 아침일찍 명훈이를 데리고 나섰다.
"명훈아! 우리 목욕하러 갈까? 명훈이 몸에 벌레가 많다며?"
잠이 덜깬 녀석의 귀에 대고 그랬더니 명훈이가 눈을 번쩍 뜬다.
목욕이 꽤나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옷을 벗는데 명훈이가 다른 곳으로 숨어버린다.
"명훈아, 왜 그래. 옷 벗어야지!"
"여기서 벗을 거야!"라며 내가 있는 쪽으로 오려하지 않는다.
내 옆에 한 아주머니가 계시니 부끄러워서 그랬나보다.
"명훈아! 창피해? 부끄러워?"하니 고개를 끄덕끄덕!
어머나, 이제 아빠랑 남탕에 가야 할까봐.

목욕을 마치고 내가 샤워기를 대충 올려놓자, 명훈인 그것을 다시 내려서는 똑바로 걸어 놓고 나온다.
그리곤 옷을 다 입자 이젠 구석구석 탐험을 하더니, 음료냉장고에 가서 음료수 한병을 들고 나더러 아줌마한테 돈 드리란다.

몸이 시원하고 개운한 탓인지 오늘 아침 명훈이와 난 아주아주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