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훈&미현 육아일기(2002년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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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25일(월) 맑음
"엄마, 디지몬 스티커 사 갖고 오세요! 1편, 2편, 3편, 4편 ...."
명훈이가 스티커 노래를 부른 것은 꽤나 오래된 일이다.
최근 그 빈도가 더 잦아졌다.
알았다고 대답만 하고 몇일동안 빈손으로 퇴근하니 입을 댓발 내민다.
"스티커 장사가 죽어버려서 스티커가 없대!"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책방에 들러 스티커북 몇권을 샀다.
오늘은 한권만 주고, 내일 또 주어야 하니까....
한꺼번에 꺼내 놓으면 끝장을 보려해서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보다 스티커북이 더 반가운 녀석!
명훈인 저녁내 스티커책 붙이기에 무척이나 바쁘다.
"엄마, 이건 어디예요?"
"응, 너 글씨 읽을 줄 알잖아. 찾아보고 붙여봐!"
순서없이 놓여진 스티커를 처음부터 끝까지 뒤져가며 글씨를 찾아 붙이기가 좀 힘들었을까?
가르쳐달라고 몇번을 조르는데 저녁식사하기에 열중해 모른체하고 있었더니,
"에이 씨! 난, 할머니도 안좋고 엄마도 안좋고 할아버지도 안좋고 삼촌도 안좋고 고모도 안좋고 사람들도 다 안좋아. 다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꺼야!"
"뭐라구?"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거라구!"
"명훈이가 너무 커져서 이젠 엄마 뱃속에 들어갈 수 없어."
"아니야, 들어갈꺼야. 엄마 뱃속엔 구멍이 있단 말야! 글루 들어가면 돼!"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고 하는 소린지 구분이 안간다.
에구. 그래도 엄마 뱃속에서 나온건 알아가지구.
아무튼 녀석의 말에 저녁에 식구들이 또 한바탕 행복한 웃음을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