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 6일(일) 맑음

"엄마! 엄마 괴물 안됐어?"
"괴물?"
"응! 엄마가 괴물 안됐냐구?"
"어, 괴물 안됐는데..."
뜬금없이 엄마가 괴물 안됐냐며 묻는다.

외할머니 얘기를 들으니 어젯밤에 자다가 말고 "엄마, 괴물 아니야~! 아니야~!"하며 무섭다고 이불을 씌워 달라더란다.
무서운 꿈을 꾸었나보다.
엄마가 맛있는 걸 먹다가 괴물(?)로 변했단다.
괴물이 안되었다고 했더니 안심을 하는 듯했다.

"엄마, 뭐해요?"
"응! 컴퓨터!"
"컴퓨터?
엄마, 내일 명훈이랑 엄마회사 가서 컴퓨터 하자!"
지난 여름 어느일요일 당직때 명훈이랑 같이 출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명훈인 하루종일 마음대로 엄마컴퓨터를 만질 수 있었다.
아마도 그때 생각이 자꾸 나는지...
저렇게 "엄마회사 가서 컴퓨터하자"며 나를 꼬셔본다.
집에 있는 컴퓨터는 내가 매일 망가졌다고 하니 정말 망가진줄 알고 하는 얘기다.

"명훈아! 엄마도 그렇게 해 주고 싶은데, 어쩌지?
엄마사무실이 일요일엔 너무 춥거든.
그래서 너를 데려올수가 없어.
엄마가 날 따뜻해지면 한번 데려와 엄마 사무실 컴퓨터 실컷 만지게 해 줄테니까 기다려 줄래?"

내일 새벽에 3~5cm가량 눈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다.
명훈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기로 했다.
외할머닌 "엄마 버스가 고장나서 못 온데~!"라고 명훈일 이해시키신 것 같다.
"엄마, 버스가 고장났어요?"
"응! 62번 버스가 고장나서 엄마가 못 가! 어떻하지?
명훈이가 엄마버스좀 고쳐줄래?"
"아니야, 62번 버스 아저씨가 고쳐줄꺼야!"
"오~잉!"
명훈이의 재밌는 말에 오늘도 난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사랑해, 명훈아!
할머니랑 미현이랑 잘 놀고 있으렴.
에구에구 귀여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