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19일(일) 맑음

쉬는 날이라고 모두 늦잠을 잤다.
명훈인 일찍부터 나를 일어나라고 하다가 또 잠들고 하기를 여러번 하더니 더 못 자겠는지 결국엔 나를 끌어 일으킨다.
제아빤 오늘 친구들과 약속이 있단다.
아침을 대충 먹고는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아빤 어디 가신데?"
"응! 친구들하고 물가에 가신데.."
"물가? 명훈이도 물가에 가고 싶다.."
"우리 나중에 같이 가자!"
명훈인 아침을 먹고 뜨거운지 에어콘을 켠다.
"내가 더워서 에어콘 틀었다!"

집마당에 잡초가 무성하다. 제대로 손을 보지 못한 탓이다.
빠알갛게 메달린 고추를 따서 햇볕에 널고, 맘먹고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마당이 넓어 한참을 뽑았지만 티도 나지 않고 땀만 흐른다.

햇볕이 좋아 이불빨래까지 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자 "엄마, 명훈이 졸려!"하며 자자고 한다.
"그래, 엄마도 피곤하다."
둘이 한참을 자고 있자니 명훈아빠가 들어온다.
명훈이를 깨우려고 아침햇살을 한병 가지고 왔다.
명훈이가 잠결에 받아들고 한모금 마시고는 이불위에 놓자, 병이 중심을 잃고 쓰러져 이불이 다 젖어버렸다.
"아휴! 이거 오늘 빨래한 거란 말야! 왜 자는 애한테 먹을 걸 가지고 와서 다 젖게 만드는 거야!"
내가 짜증을 내자, 명훈이가 "엄마, 화났어요? 엄마, 미안해!" 라고 한다.
명훈이 때문에 화도 못 내겠는 걸...
"괜찮아! 다시 빨지 뭐.."

명훈아, 사랑하는 명훈아!
네가 제법 많이 의젓해졌구나!
대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