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25일(수) 맑음

"엄마! 2,400원 찾아봐 봐요!"
명훈이가 뜬금없이 2,400원을 찾아보란다.
"명훈아! 2,400원이 어디 있는데?"
"응! 2,400원, 내가 동보렉스아파트에 감췄다."
"동보렉스 아파트 어디에?"
"몰라! 엄마가 찾아봐 봐요!"
"거기 이제 우리집 아니라서 못가니까 못찾겠어요. 어디다 감췄는데?"
"응! 내가 동보렉스아파트에서 저금통에 감췄다!"
녀석, 난 또 뭐라구.
저금했다는 소릴 그렇게 얘기한 거구나! 근데 왜 하필 2,400원이람.

손바닥만한 책중에 "깔끔이가 깨끗이 씻어요."란 책이 있다.
깔끔이가 강아지와 달리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지저분해져서 목욕을 깨끗이 한다는 내용이다.
명훈인 그책을 읽어보라고 하고는 내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
"아이쿠! 그만 넘어졌어요!"란 곳에서 내가 감정을 넣어 읽으며 이맛살을 찌푸리자, 깔깔깔 웃어대며 "아이구 우스워 죽겠다~!"라고 한다.
"명훈아! 엄만 네가 더 우스워 죽겠는 걸!"

요즘 통 먹질않아 참다가 오후에 소아과를 갔다.
인후염이 심하단다. 입속이 다 헐고 열도 있어 엉덩이에 주사를 한 대 맞았다.
거기다 한의원까지 들렀더니 놀란 기가 있다며 침까지 여러대 찔러댄다.
"엄마가 아파서 온 거야!"하며 거짓말 했다가 뽀롱이 났다.
다음엔 이 말이 통하지 않겠는 걸!
어쨌거나 주사맞히고 침맞힌 대가로 포도를 샀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 필요없고 포도만 달란다.
쑤어두었던 찹쌀죽을 얼른 데우고 껍질벗긴 거봉을 반씩 잘라서 가지고 왔다.
포도 한입, 죽 한수저씩 번갈아 열심히 받아 먹고는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녀석, 왜 자꾸 감기에 걸리는지...
열이 있어 내일 한번 더 소아과에 오라는데 내일은 어떻게 꼬셔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