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 4일(토) 맑음

햇살이 좋은 주말!
가족들끼리 야외로 나가기로 했다.
애초의 계획은 충주 수안보에서 1박하고 유람선을 탈 계획이었는데, 일정에 차질이 생겨 명훈이 할머니, 외할머니, 외삼촌은 치악산 옥돌찜질방에서 찜질을 하고, 그동안 명훈이와 명훈아빠 그리고 나는 드림랜드를 다녀오기로 했다.
점심식사로 백숙과 오리탕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치악산 드림랜드로 향했다.
주말이고 단풍철인데도 그곳은 한가하였고, 명훈인 음악소리와 자기앞에 펼쳐진 이상한 것들(커다란 놀이기구와 여러갈래의 물을 뿜어대는 분수)에 넋이 나가 있는 듯 했다.
"뭐지-. 이게?"를 연발하며 "와-!"하는 감탄사까지....
그렇게도 신기했을까?

동물들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명훈이가 오고가기엔 너무 긴코스인 듯 해서 올라가는 길은 리프트를 타기로 했다.
명훈인 아무것도 모르고 타긴 했는데, 리프트가 공중으로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자 눈물에 콧물에 얼굴이 온통 일그러지고 눈물범벅이 되었다.
그렇다고 중간에서 내려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저 달래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왔다, 내리자!"라고 하며 몇번을 안심시키고 있을 무렵, 리프트가 위쪽에 도착하자 명훈이는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 나가 버린다.

잠깐 걷다보니 동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개코원숭이가 있는 우리에 도착하자 명훈인 흥분을 했다.
'고릴라' '고릴라'라고 하면서 그곳에서 양손을 흔들고 두발을 동동동... 춤을 추는 것이다.
책에서만 보던 것이 눈앞에... 내가 보기에도 고릴라와 비슷해 보였다.
한참을 걷다 꽃사슴이 있는 우리로 왔다.
낙엽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길래 낙엽을 주워 사슴에게 주었더니 제법 잘 받아먹는다.
그래서 명훈이 손에 낙엽을 쥐어주고 주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접근을 못하더니, 이내 낙엽을 주워다가 사슴에게 갖다주고 있다.
제아빠가 가자며 저만치 가도 싫다며, 계속 먹이만 주고 있는 명훈이...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내려오는 길에 제아빠가 명훈이를 한번 떠보려 리프트를 가리키며, '우리 저거 타러가자'하고 방향을 잡았다.
잠깐 잊고 있었던 것이 도로 생각이 났는지 금새 울상이 되며 울음을 터트린다.
명훈이 덕분에 자유이용권 두장은 쓸모없어 졌지만 명훈이와 더불어 행복한 오후였다.

명훈인 그동안 책에서 호랑이를 보여주면 '야옹아!'라고 하였었다.
그러나 오늘 호랑이를 보고나서는 호랑이를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