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쓰는 미현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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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발표회를 보려고 오후휴가를 신청했다.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미현이의 진심을 전하러 미술학원에 들르기로 했었다.
따지러 간 것이 아니라 다만 미현이의 그 예쁜 진심을 얘기해 달라기에 들른 것인데
어째 모양새가 따지러 간 꼴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선생님은 명훈이까지 아주 언잖게 들리도록 얘기를 하신다.
선생님 말만 들으면 명훈이가 참 나쁜 아이가 되어 있었다.
미현이가 제과공장에서 선물로 받아 온 과자쇼핑백을 거의 전부 (초콜릿과 껌 하나만 먹고) 가져간 것이었는데
"많지도 않던데요. 아주 작은 쇼핑백에 몇 개 없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
명훈이가 자기를 아주 나쁘게 얘기했다는 말까지.
"에구 속상하다."
자기가 미현이 맘을 몰라서 미안했다고 한마디면 되는데...
선생님 입장에서만 말씀하시니 더 말할 가치가 없다 싶어 속상한 맘으로 영어학원으로 내려갔다.
영어학원에선 연극발표회 준비를 하느라 아이들도 선생님도 분주했다.
교실 한편에 마련된 준비실에선 아이들이 의상도 점검하고 머리도 예쁘게 하고 있다.
방학동안 열심히 준비한 연극을 부모님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선보이는 자리.
미현인 “The Shoemaker and the Elves"에서 ‘가위요정역’을, 명훈인 ”The Little Red Hen"에서 ‘거북이 리포터’역을 아주 멋지게 보여 주었다.
명훈이와 미현이뿐 아니라 함께 준비한 친구들 모두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