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현이의 수업 준비물. 교재를 보고 '악어'를 만들 재료를 준비해 오는 것이었다.
지난 주부터 챙기려고 했었지만 아파트가 아닌 우리가 음료수캔을 20개정도 구한 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장 저렴하고 빨리 구할 수 있는 요구르트 병.
엊저녁, 퇴근을 하며 마트엘 들러 요구르트 한 묶음(20개)을 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그것을 마셨다.
명훈이 5개, 미현이 5개, 나 10개.
빈 병에 넣어둘까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은 다 버리게 될 것 같아 모두 먹기로 했는데....
두어개까지는 어렵지 않더니 아이들도 나도 5~10개는 정말 힘든 고문이었던 것 같다.
두녀석 모두 5개를 먹고 나서는 웩웩 하며 토할 것 같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20개를 다 먹고 요구르트 병을 깨끗하게 헹구어 말렸다.
준비물만 챙겨주려고 했지만 학교에서 요구르트병을 박스에 붙이기가 쉽지만은 않을 듯 싶다.
녀석들이 자는 사이, 글루건으로 박스에 요구르트병을 악어이빨 모양이 되도록 붙여 놓았었다.
아침에 일어난 미현이가 너무 좋아한다.
점심식사를 하고 부터 살살살 아랫배가 아파온다.
점심을 잘 못 먹은 건 아닌데... 하고 보니 엊저녁 너무 많이 먹은 요구르트 탓인듯 싶다.
오후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유산균을 무식(?)하게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
아이들을 괜찮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집에 돌아온 미현이로부터 여지없이 걸려온 전화.
"엄마 엄마, 오늘 말이야. 모둠끼리 한 마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우리 모둠은 내꺼루 만들었다.
너무 재밌어서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만들었어. 박스가 보이지 않게 아주 잘 붙였어.
악어 혓바닥도 만들고 끈도 붙였어. 정말 너무 멋졌어."
다행스럽게도 명훈이와 미현인 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얘들아, 우리 다음부터는 이렇게 무식하게 준비물을 챙기진 말자~~~ㅎㅎㅎ
그래도 우리 미현이가 멋진 악어를 만들었다니 너무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