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20일째> 맑음

미현이가 식탁의자를 싱크대 밑으로 옮겨 놓는다.
무얼하려나 하고 지켜보니 의자에 올라서 싱크대 윗문을 열고 그곳에 숨겨놓은 오빠의 빨간 색연필을 꺼내 스케치북에 열심히 동그라미를 그려댄다.
그 빨간 색연필은 명훈이 눈높이 선생님이 주신 것이란다.
명훈이가 달려와 미현이 손에 들린 색연필을 빼앗았다.
미현인 내 놓으라며 고래고래 우는데 돌아서서 명훈이가 하는 말!
"엄마, 이건 내 보물 제1호란 말야~! 선생님이 주신 거야!"
"에게게..."
겨우 색연필 한자루가 보물 제1호야!
명훈아, 너의 그 순수함이 좋구나.
그래서 엄마의 보물 제1호는 바로 너희들이야.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