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월 20일째> 눈

작년까지는 어리다싶어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을 챙기지 않았는데, 올해는 명훈이가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자칭 '착한 아이'라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며 열심히 "울면 안돼"를 부르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두 녀석 다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며 행복한 잠을 청했다.
명훈이가 받고 싶어하던 선물은 소박하게도 "연필과 연필깍이, 색종이와 스케치북"이다.
요즘 한창 쓰기공부에 열중인 탓인가보다.
연필이 담긴 필통에 명훈이와 미현이의 이름을 쓰고, 새벽녘 챙겨두었던 빨갛고 커다란 산타양말에 산타의 선물을 머리맡에 가져다 놓았다.

아침일찍 눈을 뜬 명훈이와 미현이!
머리맡에 놓여진 물건들을 보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다녀 가셨나 봐!"
"어머나, 산타할아버지가 명훈이랑 미현이 이름도 아시나 보네! 여기에 이름을 써 놓으셨잖아?"
"어~ 정말! 이명훈, 이미현 이라고 써 있네~!"
"명훈아, 산타할아버지가 착하고 이뻐서 선물 주셨으니까 앞으로도 미현이랑 잘 놀자!"
"예!"

아침일찍부터 선물받은 연필을 깍아 스케치북에 그림그리기에 빠져있는 두녀석.
"명훈아, 아빠도 선물 받았는지 전화해 볼래?"
"아니야, 산타할아버지는 큰 사람한텐 선물 안 줘~!"
"엄마, 그런데 선물 못 받은 아이들은 정말 속상하겠다.~!"
"엄마, 그런데 어떤 애는 형아랑 싸웠대~!"
선물 못받은 아이의 속상한 마음까지 헤아릴줄 아는 대견한 우리 아들!
그래, 명훈아!
앞으로도 그런 예쁜 마음으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