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26일째> 맑음
아빠차안에서 미현이가 챙겨온 종이기저귀를 달라며 "줘! 줘!"한다.
"미현아, '주세요!'라고 해야지! '주세요!' 해 봐!"
내말에 미현인 두손을 가슴쪽에 모아 나름대로의 '주세요!'를 한다.
"어머나, 미현이 이쁘구나. 이제 '주세요!'도 잘 하네"
집까지 오는동안 미현인 계속해서 '주세요!'를 하고 있다.
집근처 골목어귀로 들어서자 미현이가 먼저 달려간다.
집에 도착하자 미현이를 반기는 건 오뚜기 풍선 눈사람!
불도 켜기전 눈사람을 끌어안고 끙끙거리며 좋아하고 있다.

내가 씻으려고 화장실로 들어서자 미현이가 따라 들어온다.
항상 쫓아 들어와 양치질을 따라하더니 오늘도 칫솔을 달란다.
엄마가 하는거 몇번 보았다고 빠른 놀림으로 양치질 흉내를 내본다.
"미현아, 위아래로 해야지, 이렇게~!
와~! 미현이 이가 정말 반짝반짝하네~!"
엄마의 오버에 미현인 그저 즐겁기만 하다.
거실로 나와서는 나를 소파에 앉아라 말아라 귀찮게 한다.
내가 우는 시늉을 하며 바닥에 앉아있으려니 미현이가 다가와 내 볼을 토닥토닥 두들긴다.
미현이가 울 때 내가 등을 토닥거려 주었듯이...
녀석의 토닥거림이 순간 나를 너무도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이란, 정말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오는구나!

아빠가 퇴근을 하시고 미현인 아빠뒤를 졸졸졸 따라다닌다.
안방에서 둘이 무얼하는지 미현이가 들락날락하며 까르르거린다.
살짝 훔쳐보니 아빠가 대쿠션뒤에 쪼그리고 숨어앉아 고양이가 되었다.
아빠의 '야옹!'소리에 미현이가 아빠를 찾고는 까르르.
한참을 그렇게 놀다 잠잘시간!
미현인 별로 자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미현아, 미현이가 안자면 고양이가 나타난데~!"
겁을 주려고 한 말인데, 아까 아빠랑 재밌게 놀던 생각에 미현인 벌떡 일어나 대쿠션뒤쪽을 살핀다. "무섭긴커녕 재밌기만 한 걸요~!"라고 하듯이.
"이제, 그만 자자~!" 아빠의 말에 미현인 자리에 눕는다.
오늘도 사랑한다며 내입술에 '쪽쪽'거리고 뽀뽀를 해 주고는 행복한 잠을 청해본다.
미현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