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24일째> 너무나 포근!

"난 할머니랑 잘테니까 오늘은 미현이나 데리고 가!
그런데 아빠, 미현이 때리지 말고~!"
오늘 아침, 녀석이 자고 있길래 내가 먼저 출근을 했었다.
내가 출근하자 바로 일어나서는 1시간정도를 징징거리고 떼를 써서 아빠가 효자손으로 매를 들었었단다.
그래서 녀석이 '미현이 때리지 말라'는 당부를 하는 모양이다.
미현인 할머니랑 오빠에게 인사를 하고 나를 따라 나섰다.
아빠차안에서 창밖을 보며 "미현아! 뭐지?"했더니 "빠빵~!"이란다.
말이 조금 늦어 걱정이다 싶었는데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집에 도착하자 미현이 눈에 못보던 것이 들어왔다.
엊그제 명훈이와 장식한 크리스마스 츄리와 오뚜기 풍선눈사람!
미현인 자기 키만한 풍선눈사람을 번쩍 안고는 흥분해서 이리저리 끌고 다니기에 바쁘다.
소파에 끌고 올라가서는 밀어던지고 넘어졌다 일어나는 눈사람을 보고는 까르르!
저렇게도 재밌을까?
"미현아! 이것좀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세요!"
"이이~잉!"(싫다는 뜻!)
"아빠, 미현이좀 보래요. 엄마 심부름 안한데요!"
내가 아빠를 부르는 소리에 미현인 자기 기저귀를 얼른 쓰레기통에 넣는다.
"야야~야~야야!"
무슨 소린가 싶어 가보니 기저귀가 들어가면서 쓰레기통 뚜껑이 잘 닫히지 않았던 것!
미현이가 자기힘으로 해 보려해도 잘 되지 않자 저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내가 도와주었더니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일일드라마가 나온다.
극중에 여자 둘이 서로 붙들고 싸우는 장면이다.
싸움이 끝나자 미현이가 TV앞으로 달려가더니 두여자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때려댄다.
싸우는게 나쁘다는 걸 아는 모양이다.
미현아! 너 웃기는 거 알어?
너도 매일 오빠랑 싸우잖아!

미현인 9시쯤 잠자리로 갔다.
누운채로 끙끙거리며 팔을 뻗기에 안아주니 내 볼을 끌어당기고 입술에 '쪽!'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한다. 너무 이뻐서 나도 볼에 뽀뽀를 해 주었더니 연달아 계속해서 내 입술에 '쪽!쪽!쪽!'.
"에구구, 이러다 엄마입술 다 닳아 없어지겠네. 미현아, 우리 그만하고 이제 자자!"
그렇게 쪽쪽거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금새 쌔근쌔근!
미현아, 이쁜 우리 딸!
예쁜 꿈꾸고 잘 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