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6일(목) 맑음

외할머니가 발목 삐신걸 아는지 두녀석이 나를 꼼짝도 못하게 한다.
그나마 이제 조금씩 발을 딛으실 수 있으니 다행이다.
미현인 현관문만 열리면 할머니 눈치를 보며 벽에 기대어 한쪽다리를 슬금슬금 신발들이 놓여진 현관바닥으로 쓰윽 내밀어본다.
그러다 "파리채가 어딨지? 파리채!"하며 할머니가 파리채를 찾는 시늉을 하면 혼이 날까봐 거실로 냉큼 뛰어올라온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깊숙하게 넣어 두었던 보행기를 꺼냈다.
한 번 타보더니 재밌었는지 좋아하는데 명훈이 녀석이 자기꺼라며 미현일 못태우게 난리다.
명훈일 태우고 미현일 내리니 미현이까지 소리쳐 울어댄다.
바깥에 나올땐 항상 등에 업혀있었던 미현이를 오늘은 신발을 신겨 땅에 내려놓았다.
맨땅이 낯선 미현이가 두려운탓인지 심하게 운다.
그러나 그도 잠시, 금새 잡았던 손까지 뿌리치며 앞으로 머리를 숙이고 넘어질듯한 자세로 힘차게 달려나간다.
이젠 손도 잡지 말란다. 달리다 넘어지니 벌떡 일어나서는 손바닥을 털기까지 한다.
한참을 놀았다싶어 들어가려해도 계속 놀겠다며 싫다고 버티고 있다.
이제, 큰일이네. 바깥 맛을 알았으니 매일 걷겠다고 하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