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6일(수) 흐림

봄이 오는듯 몇일동안 포근하더니 아침부터 갑자기 눈발이 날린다.
눈이 그치고도 하늘은 찌푸둥.

명훈이가 드디어 한글을 떼었다.
일주일에 한번 30분씩 선생님이 오셔서 명훈이랑 한글놀이를 하면 1년을 보냈다.

스티커 붙이기를 좋아해서 공부때마다 선생님이 박스에서 조금씩 꺼내오는 것을 못마땅해 했던 녀석.
다 붙이고 싶은데 공부하다 남은 걸 박스에 도로 넣고 가는 날이면 입을 댓발 내밀고 삐지곤 했던 녀석.
선생님의 책박스가 궁금해서 자기가 열어 놓고는 "할머니, 책박스에 발이 달렸나봐요. 책박스가 왜 열려있어요."하며 능청을 떨던 녀석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글자를 알아가더니 지금은 글씨 비슷한 것만 보면 틀려도 짜 맞추어가며 엉터리지만 잘도 읽어 내려간다.
짧은 문장은 잘 읽지만 아직 긴 문장들을 전부 소화하진 못했다.
그래도 그 정도만으로도 이 엄마가 보기엔 너무너무 기특하다.

명훈이가 책 읽기를 좋아해서일까?
미현이까지 책만 열면 중얼중얼하며 책읽는 시늉을 한다.
물론 미현인 명훈이와 좀 달라 어수선한 면이 있다.

명훈아!
너무너무 대견하고 기특하구나.
한글공부하는 거 너무 재밌어하고 열심히 하려고 해서 선생님이 늘 칭찬 많이 하셨단다.

명훈아!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렇게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 알았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