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서 일어난 미현인 학교 갈 생각에 많이 설레이는 모양이다.
엄마가 잔소리 하지 않아도 아침식사도 잘 하고 준비도 척척.
창밖엔 밤새 내린 눈에 온 세상이 하얀 옷을 입었다.
행복한 얼굴로 "엄마, 오늘 학교가는 날이야? 맞아?"
"우리 미현이 학교가 좋아?"
"응, 너무너무 좋아. 그런데 엄마, 옷은 어디에 걸어?"
"글쎄~ 아직 옷걸이는 없는 것 같던데. 아마 선생님이 가르쳐 주실거야."
미현인 너무 일찍 오지 말랬는데 식구들 출근시간에 맞춰야 하니 모두 함께 집을 나섰다.
당분간은 아빠가 녀석들을 등교시켜 주시기로 하셨다.
미현이 하교시간이 엄마 점심시간과 맞아 미현이 마중을 가기로 했다.
학교 정문에서 먼저 오는 사람이 기다리기로 했는데 못내 걱정을 하는 눈치다.

점심시간, 눈이 녹아 길들이 질척거린다.
시간 맞춰 가느라 뛰었더니 엄만 덥기까지 하다.
12시 20분쯤되어 미현이네 반 아이들이 보인다.
저만치서 미현이가 혹시나~ 하며 엄마를 찾는 눈치다.
손을 들어 보이자 밝을 표정을 짓는 미현이.
엄마와 약속은 했지만 걱정이 되었었단다.
같은 반 준기엄마 차를 타고 피아노학원까지 왔는데 아직 학원문이 열리질 않았다.
조금 일찍 여시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전화도 안 받으시고~~~
덕분에 준기네 집에서 점심까지 먹게 되었다.
녀석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나도 사무실로 돌아왔다.

오후 3시 반쯤 미현이가 전화를 했다.
오늘 하루,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단다.
5시가 조금 못되어 배가 고파 죽겠다더니 명훈이가 계란후라이를 다섯 개나 해서 나눠 먹었단다.
가스불을 켠 것이 조금 걱정스럽지만 이젠 타 컸다는 생각이 든다.

명훈인 오늘도 혼자 병원가서 처방받고 약까지 타 왔다.
거시기 병도 거의 괜찮아졌다니 정말 다행이다.

명훈아, 미현아!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줘서 너무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