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08일째> 맑음

명훈이가 TV를 시청하고 있다.
할머니와 두녀석의 재밌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있자니 "에이, 시끄러워서 TV를 못 보겠잖아. 좀 조용히 해!"하며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그래도 작은 소리로 계속해서 할머니와 얘기를 하자 명훈이 녀석이 할머니한테 다가오더니 할머니의 양손을 번쩍 들며 "할머니, 말 안들었으니까 손 들고 있어요! 빨리!"하며 벌을 세운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우리집으로 나왔다.
미현인 오늘도 "먹고 먹고, 또 먹고..."
입에서 먹을 것 떨어지기 무섭게 또 냉장고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먹을 것 달라며 떼를 쓴다.
이번엔 컴퓨터방에 가서 전에 혜린언니(사촌)가 준 인형을 가지고 나온다.
자기 포대기를 가지고 와서 펴 달라더니 그곳에 인형을 눕히도 포대기를 접어 덮어준다.
그리곤 내게 다가와 "쉬~이!"하며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가려 보인다.
천상 여자아이구나!

"엄마, 나 배가 고파 죽겠는데 라면 좀 끓여 줄래?"
9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려는데 명훈이가 라면을 먹겠단다.
저녁을 일찍 먹더니 아무래도 그냥 자기엔 허전했나보다.
라면 반봉을 끓여 내오니 미현이 녀석, 빠질 리가 없지.
좋다며 달려와서는 오빠랑 한젓가락씩 사이좋게 받아 먹는다.
명훈인 먹다가 물로 입가심을 하면 더 이상 먹지 않고, 미현인 배가 차 "크~윽!"하고 트름하고 나면 더 이상 먹지 않는다.
명훈이가 입가심을 한다. 그리고 잠시 뒤 미현이도 트름을 하고....
오늘의 야식은 그래도 양을 딱 맞추었나보다.
배가 채워졌으니 졸음이 올 밖에...
"엄마, 이제 자자!"하며 명훈이가 먼저 잠자리고 간다.
그래,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우리 다같이 푸욱 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