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이 심해 오후휴가를 신청했다.
걸을 기운조차 없어 어떻게 외할머니댁까지 갔는지 모르겠다.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따뜻한 국을 먹으니 조금은 기운이 나는 듯하다.
일부러 약국에 가셔 약까지 지어다 주시네.
잠시 누워 있자니 녀석들이 올 시간.
현관문을 들어서며 몹시도 반가워한다.
엄마가 올 시간이 아닌데 먼저 와 있으니 그런가보다.
'엄마, 엄마가 먼저 와 있으니까 너무 좋아~'하며 아양을 떠네.

내일 김밥을 싸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 재료들을 다 준비 못했다.
저녁쯤이면 기운이 날 것 같아 개울가 둑방길로 명훈이와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해가 서산에 걸쳐지고 명훈이와 함께 둑길을 걸었다.
저만치 할머니집이 멀어지고 둑길 옆에 늘어진 왕거미들의 집을 보며 명훈인 너무나도 즐거워한다.
야채값이 비싸다더니 시금치 작은 거 한단에 2000원!
에구구. 어디 비싸서 사 먹겠나~
음료수, 과자, 김을 사고 명훈인 미현이의 과자도 어김없이 챙긴다.
왕복 2km정도 되는 거리를 기분좋게 손잡고 다녀왔다.
그사이 미현인 생트집을 부리며 울고 있다.
챙겨온 과자를 미현이꺼라며 건네주니 미현이도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이쁜 내새끼들!
그래, 그렇게 사이좋게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