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4.gif“명훈아, 엄마가 오늘 회식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 그러니까 할머니랑 자고 내일 아침에 아빠보고 데리러 가라고 그럴께!”
“싫어. 깜깜해도 와! 안 자고 기다릴거야!”
“그런데 명훈아, 오늘 어린이집에서 무슨 반찬 먹었어?”
“그런얘긴 나중에 하고 오늘 꼭 오는 거다!”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가지 못했다.
오늘 아침, 출근준비를 하는데 녀석의 전화다.
“엄마, 내일 일찍 온다고 하고 왜 안 왔어?”
“응. 그게 너무 늦어서 버스가 없어서...”
“에이. 씨~ ” 딸깍!
그래, 못 지킬 약속이면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달래는데 급급해서 엄마가 잘못한거야.
미안해!

같은 반 친구의 생일이 있단다.
연필세트를 주었더니 편지를 쓰겠단다.
예쁜 그림을 그려달라길래 B5에 토끼 한마리를 그려주었다.
색연필로 예쁘게 색칠을 하는가 싶더니 한자까지 동원해서 편지를 쓴다.
“박슬빈 생일 축하해! 2004년 3月 16日 이명훈”
할머니한테 얻은 봉투에 편지를 넣고 “보내는 사람 이명훈, 받는 사람 박슬빈”
이렇게 쓰고는 풀칠까지 해서 선물에 끼워넣는다.
녀석, 남한테 베풀는건 좋아가지고.
생일케잌과 딸기를 먹었다고 자랑을 하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녀석을 보며 나또한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