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03일째> 맑음

설겆이하지 말고 자기랑 놀아달라며 미현이가 할머니 다리를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우는 시늉을 하다 갑자기 거울앞으로 달려가더란다.
자기 우는 모습이 궁금했던 것일까?
우느라고 찡그린 자기모습을 들여다보고 다시 달려와 매달리고...
그 모습을 보며 한참 웃으셨다고 하신다.

쉬야를 많이 해서 기저귀가 무거운데 할머니가 미처 갈아주질 못하셨단다.
기저귀한장, 분통, 물티슈, 포대기랑 베개까지 가져다 놓고 벌러덩 드러누워 할머니를 부르더란다.
응가했을 때나 하던 행동인데 아마도 쉬야한 기저귀가 오늘은 너무도 귀찮았던 모양이다.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 "미현아, 인사해야지?"하면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해 대는 통에 어르신들이 이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텃밭에서 키운 고추를 말리려 바깥에 자리를 펴면, 미현이가 작은 돌맹이들을 주워다 친절하게도 네 귀퉁이에 놓는단다. 할머니가 그렇게 하는 것을 보았나보다.
조금 더 크면 재롱깨나 피겠다며 할머니가 대견해 하신다.

오늘 밖에 나가 뛰어놀다 넘어져서 손에 상처가 났다나.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파죽겠다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약통을 찾아와 발라 달라고 하더란다.
가끔 조금 오버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우리 딸!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