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22일째 ②> 맑음

미현이가 빨리 말을 하면 좋을텐데.
오빠보다 좀 늦는 것 같다.
"맘마, 엄마, 아빠, 오빠, 빵빵, 멍멍..." 그외엔 거의 행동과 끙끙거려서 표현한다.
요즘은 자기 바지를 쥐어뜯는 시늉을 하는 것으로 응가를 쌌다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는 표현을 한다. 그런데 오늘 표현은 여느때와는 달리 좀 재밌다.
기저귀하나, 파우다통(분통) 그리고 물티슈를 가져다 놓고는 벌러덩 드러누워 끙끙거리고 있더란다. 아마도 응가를 했나보다 싶어 열어보았더니 철퍼덕하고 볼일을 많이도 봐 놨더란다.
행동이 참 이쁘다.
기저귀갈 때 필요한 것을 모두 준비해놓고 할머니를 부르다니.
대견해졌구나.
그런데 미현아! 빨리 말을 하면 이럴때 얼마나 편하고 좋겠니. 안그래?

명훈.미현이 친가쪽 식구들이 휴가차 제천 고모댁에 모였단다.
명훈이만 데리고 잠시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저녁 7시경 명훈이가 잠이 들었다.
오히려 미현이가 쌩쌩.
그래, 오늘은 미현이랑 가지 뭐!
간단히 짐을 챙겨 출발했다.
미현인 신이 나서 우우거리다 조금뒤 잠이 들었고, 미현이 사촌언니들이 미현이가 자는 것에 몹시 서운해한다.
두어시간쯤 지나 잠시 뒤척이자 혜린이랑 민지가 "미현아, 일어나!"라며 소리를 지르자 미현이가 놀란 토끼눈을 하고 일어났다.
자다보니 바뀐 장소에 잠시 놀라 울상을 짓더니 민지가 포대기를 뒤집어썼다 벗었다 하며 미현이 앞에서 재롱을 펴대자 미현이도 금새 깔깔거리며 흥분했다.
"난, 이제 컸으니까 이거 미현이 주려고 가져왔어요!"하며 자기가 가지고 놀던 쇼핑카트를 건넨다.
미현인 그 쇼핑카트를 한손으로 번쩍들어 이방저방 끌고 다니며 즐거워한다.
뭔 아기가 저렇게 힘이 세냐며 고모들이 웃으신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기엔 미현이한텐 무리이겠다 싶어 우린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혜린이랑 민지가 몹시도 서운해한다.
미현인 이번에도 막내고모님한테 예쁜 원피스를 선물받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 졸린데 잠자리가 불편한 탓에 미현인 몹시도 짜증을 낸다.
업어도 아니라, 안아도 아니라, 젖병을 주어도 아니라도 투정하길래 뒷좌석에 눕혔더니 그냥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눕혀달란 뜻이었나 보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몹시도 피곤했는지 코고는 소리가 평소보다 요란하다.
"미현아! 잘자렴. 내일은 조금 늦게까지 자 줄래?"
엄마도 많이 피곤하거든.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