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 2일(수) 몹시 추움

길들이 온통 빙판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엉거주춤 엉덩이를 빼고는 조심조심 걷고 있다.
명훈인 오랫만에 동생과 외할머니를 만난 탓에 아침에 만나서는 몹시도 반가와 했단다.
미현이와 서로 부둥켜 안고는 빙글빙글 돌아가며 헤헤거리고 무척이나 반가와하더란다.

내가 퇴근하자 미현이가 반갑다고 빠르게 달려온다.
안겨서도 우우거리며 좋다고 내얼굴까지 쓰다듬어 가며 반가와한다.
미현이가 명훈이를 졸졸졸 쫓아다니며 참견을 해대자 명훈이가 방문을 확 닫았다.
그 바람에 미현이가 문틈에 손을 또 찧고 말았다.
얼마나 아픈지 숨이 넘어갈듯 울어댄다.
야단을 치며 명훈이 엉덩이를 두어대 때려주고 삐진척 외면을 해 버렸다.

명훈인 내가 화가 난듯하면 내 앞에서 알짱거리며 왔다갔다한다. 눈치를 보는 것인지...
그러다가 내가 미소를 띄우면 얼른 달려와 뽀뽀하며 '사랑해'를 연발한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화를 좀 길게 내는 듯하자 외할머니한테 "엄마가 화 난나봐!"하면서 어쩔줄 몰라한다.

"명훈아! 엄마 화 푸는 방법 가르쳐줄께!"하며 외할머니가 명훈이 귀에 대고 소근소근 무언가 얘기를 하신다.
곧 명훈이녀석이 내 등쪽으로 달려와서는 양팔로 내 목을 감싸안고는 귀에 대고 '엄마, 잘못했어요! 사랑해요!'라고 아부를 해댄다.
그런 아부에 어찌 안넘어갈꼬!

"그래, 사랑해!
명훈아! 자꾸 미현이 아프게 하면 안되는거야.
미현인 명훈이 동생이잖니! 알았지?"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