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22일(목) 맑음

낮에 할머니가 빨래를 하는 동안 명훈이가 할아버지를 찾아가겠다고 나서며, 했다는 말이 가관이다.
"할머닌 빨래하고 계세요! 혼자서 할아버지 찾아갈 수 있어요!"
"정말 갈 수 있니?"
"예-!"
할머니는 걱정스러워 뒤를 따라나섰단다.
현관문을 나서 주택의 회관문앞에 가더니, 문을 두드리더란다.
곧이어 사람이 나오는 걸 보고 할머니는 돌아왔다고 하시는데....
어느새 명훈이가 말이 그렇게나 많이 늘었는지....
행동도 제법 어른스러워져 식구들을 많이 놀라게 만든다.

명훈아빠가 출장이라 오늘은 명훈이랑 같이 자기로 했다.
열심히 TV시청을 하던 명훈이가 기차가 터널을 지나가는 장면을 보고 있다가 "나도 기차타고 싶다."라고 한다.
"명훈아! 기차 타고 싶니?"
"예!"
"그럼, 조금 더 따뜻해지면 엄마랑 기차타러 가자~!"라는 내말에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예-. 약속! 도장! 복사!" 란다.

한참을 놀아주다 내몸이 너무 힘들어 먼저 자야겠다고 하니, 할머니가 눈짓을 한다.
평소처럼 회사간다며 대문을 나서란다.
"명훈아! 엄마 회사 갔다 올게! 내일 봐!"
"엄마-. 다녀 오세요!"하며 인사를 하던 명훈이가
"어-! 엄마 옷입고 가세요!"한다.
내가 편한옷을 입고 있다 그대로 나서자, 자기딴에는 챙겨주는 말이다.
녀석! 이제 다 컸네....
할머니가 명훈이의 시선을 돌리는 동안, 난 몰래 삼촌방으로 들어섰다.
할머니의 질문에 벽에 붙은 벽그림을 찾아 열심히 대답하는 명훈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