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직원(이제승씨) 결혼식이 있어 맛있는 뷔페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두녀석 모두 싫단다.

미현이는 친구들과 오늘도 연극연습을 하기로 했다고 하고, 명훈인 지훈이랑 놀겠다며 거절을 하는거다.

  '뭐야, 이제 엄마를 버린 거야?' 아니... 이제 녀석들이 다 컸다는 얘기일 것이다.

엄마는 약간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편 대견한 맘도 없지 않다.

따뚜공연장앞에 결혼식장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길래 그곳으로 갔다.

시간을 맞춰 열심히 걸었는데 10여분 되는 거리지만 뜨거운 태양볕에 얼굴은 온통 땀범벅이 되었다.

화장을 한 탓에 닦을 수도 없고... 정말 난감했었다.

  직원들과 함께 새 출발을 하는 예쁜 신랑신부의 행복과 사랑을 기원하며 오크밸리 예식장을 나왔다.

 

  집에 돌아오니 미현 친구 네 녀석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처음보는 두 녀석이 "책 보고 더 놀다가면 안돼요?"라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미현이가 화장실까지 쫓아 들어온다.

  "엄마, 윤서랑 윤서네 집에서 둘이서 더 놀기로 했단 말이예요. 다른 친구들은 보내고..." 하며 눈을 찡끗하고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비밀이란 표시를 한다.

화장실서 나와 모른척~ 하며 안방문을 살짝 열었다 닫았다.

  "어머나 어쩌지? 오늘은 더 놀면 안되겠네. 아빠가 계신 줄 몰랐어.

   얘들아 미현이 아빠가 밤에 일을 하셔서 더 주무셔야 하니까~ 미안하지만 다음에 놀아야겠네."하며 친구들이 가도록 유도했다.

미현이는 그런 내게 눈을 맞추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친구들과 함께 집을 나서는 녀석들.

미현인 윤서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