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앓다 늦은 오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루종일 군소리없이 놀던 미현이가 이가 흔들려서 아프다며 울상을 짖는다.
내 몸이 무거워 챙기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뽑아야 할 듯 싶다.
명주실을 꺼내 자리잡고 앉으니 명훈이 녀석, 아프겠다며 옆에서 인상쓰고 앉았다.
실만 묶었을 뿐인데 미현인 지레 겁을 먹는다.

"어디~ 엄마가 한 번에 쉬익~ 안 아프게 뽑아 줄테니까 겁 먹지 말자~"하며 휙~ 실을 잡아 당겼다.
살짝 붙어있던 이는 눈깜짝할 사이에 뽑혀 대롱거린다.
이 빠진 자리에 거즈를 물고 한동안 앉았던 미현이.
피가 멈추자 거울을 끌어안고 "아~~ 이~~ 못 생겼다. 정말 웃긴다."하며 이모양 저모양을 해 본다.

사람의 치아가 정말 그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데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두개나 빠져 구멍난 미현이 모습이 정말 웃긴다.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가 빨리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