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63빌딩으로 서울 나들이를 가기로 한 날이다.
도시락까지 어린이집에서 준비해 주신다니 편하긴 한데 먼 곳으로 보내자니 어쩐지 걱정이 앞선다.
이리저리 튀는 우리 딸,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잘 다녀와야 할텐데...
떠나기 전, "미현아, 선생님 잃어버리지 말고 졸졸졸 쫓아 다녀야 해. 알았지?"하며 신신당부를 했다.
"엄마, 걱정하지마. 선생님 안 잃어버릴께...."
호언 장담하고 떠나긴 했지만 오빠가 몇번 그런 전례가 있는 탓인지 하루종일 조바심이 난다.

4시쯤 도착예정이라는데 엄마도 아빠도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
마침, 명훈이가 집에 있을 시간이라 전화를 했는데 친구들을 데려 온 모양이다.
4시쯤이면 친구들도 학원에 가야하니 자기가 미현이를 데리고 오겠단다.
황복 4번을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가 걱정을 하니 등하교때도 잘 하니 걱정말란다.

4시가 넘자, 미현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한다.
"엄마, 남극에 사는 펭귄이 글쎄~ 63빌딩에 있는 거야~!
그리고 바다거북이랑 가오리, 상어도 봤어.
나는 열매반 선생님을 졸졸 따라 다녔는데 밖에 나왔더니 친구들이 많이 없는 거야.
그래서 선생님이랑 다시 친구들을 찾으러 갔었어.
나는 아닌데 친구들이 선생님을 잃어버린거 있지? ㅎㅎ
너무 더워서 찐빵되는 줄 알았어.
그래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어."

명훈인 미현이가 많이 부러운 모양이다.
서울고모가 다음에 서울오면 63빌딩 데려가 준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시간을 언제나 낼 수 있으려는지.